상상력은 희망이 된다. : 파피용_베르나르 베르베르
▷내가 너를 만난 그날
내가 이 책을 만났던 건 어언 1010년 전의 일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때 당시 책을 편식하던 시절이라 상상의 산물이라고 생각하는 소설은 쳐다보지도 않던 시절이었기에 그저 기억 저 편으로 미뤄두었던 일이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 날부턴가 책의 편식이 점점 줄어들고 있던 날 서점을 지나던 길,, 그날도 나는 어김없이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지 못하듯 서점으로 발길을 옮겼다. 이 책 저책 둘러보던 중 이 책을 만났고 나는 왠지 반가웠다. 처음 이 책을 접한 시기 친구의 추천이었는데 그때 그 친구의 말이 생각났다. “네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즐거움을 선사할 책이야”라며 들뜬 목소리의 추천 말은 내 머리를 맴돌았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망설임 없이 이 책을 구매했다.
솔직히 조금은 걱정이었다.. 책의 두께가 생각 보자 두꺼웠고 이 책을 과연 그 친구처럼 즐겁게 완독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난 푸른빛의 나비 그림을 한 표지에 홀린 듯 이 책을 품에 안아 들고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난 결국 이 책을 이틀 만에 완독 할 수 있었다. 한 챕터 한 챕터 파피용만이 가진 베르베르의 미친 듯 한 몰입감은 다음 챕터를 궁금하게 만들 수밖에 없는 나의 상상력을 자극하였고 그렇게 중간에 잠깐 지루한 듯 하던 것도 잠시 속도감 있는 전개의 글은 나를 단숨에 읽어내려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작가님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해 볼까?
솔직히 너무 놀라웠다. 그리 페이지수가 적은 글이 아님에도 단숨에 읽어 나갈 수 있게 하는 문장력이 신기했다. 아무리 번역판이라지만 이 글 자체를 본다면 이건 작가의 능력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어마어마한 구성의 바탕으로 쉬운 듯 리듬감 있는 문체는 정말 어떤 단어로도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소름 돋는 쾌락을 선사해 주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라는 작가는 개미라는 책으로 이미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 작가의 책을 직접적으로 읽어 본 기억이 없어서 기대감이 크지 않았어서인지 아니면 원래 위대한 분인 건지 이 작가의 모든 책을 폭식하고 싶어질 정도로 나는 파피용을 사랑하게 된 거 같았다. 세상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은 책이 많지 않은데 그중TOP5에 들 수 있을 정도였던 거 같다.
프랑스 소설 작가로18가지의 책을 출간했다는 베르베르, 어느 순간부터는 10월 3일이 신간을 출간하는 날로 자리 잡은 이 신비로움 힘을 가진 작가의 책은 신기했다. 여러 다양한 동물들로 상징성을 부여하며 그 상징성을 가지고 더욱 방대한 세계관을 쉬운 듯 세밀하게 풀어가는 글들을 보면 자연히 사색에 잠길 수밖에 없는 것 같았다.
특히나 일상생활에서 가볍게 사용하여도 이상할 거 같지 않은 인용 가능한 문장들은 뭔가 마음과 머리게 깊이 남는 기분이었으며,, 아마 반대로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던 문장들을 모아서 글을 작성한 것이지 않을까 라는 발상을 가능하게 하기도 하였다. 아마도 이러한 것들이 이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특장점인 거 같다. 가벼운듯한 글로 사고할 수 있게 만드는 힘을 가진 문체를 탄생시키는 능력 이것이 그의 최대 능력이자 매력이라고 생각했다.
◇ 파피용 : 나비
아마 베르나르 베르베르라는 작가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파피용이라는 소설을 한 번쯤은 들어보거나 혹은 지나쳐라도 본 경험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책의 제목은 글들의 내용을 잘 함축하고 있는 듯하다고 느꼈던 것이, 프랑스어로 나비를 뜻하는 빠삐용이라는 제목을 선택한 것에 있었다.
대략적인 큰 줄기들을 이야기하자면 현 지구는 포화상태로 여러 가지의 문제들이 생겨나고 있어서 더 이상 이곳에 희망이 없다고 느낀 집단들이 이 지구를 떠나서 타 태양계로 가기 위해서 계획하고 조율하고 다시 실행해가며 결국 성공을 하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 성공에는 타 태양계에 도착해서 그 새로운 지구에 적응해 가는 이야기들까지 나온다. 이것이 이 책의 간략한 줄거리다. 그 안에 정말 다양한 것들이 만들어져 있는 이 책은 읽은 자 만이 느낄 수 있는 쾌락을 가지고 있다. 해결 불가할 듯한 문제들이 튀어나오고 조금은 억지스러울지 모를 해결 방법들을 이야기하며 그 안에 등장인물들 하나하나마다의 특징과 심리들을 분석해 가며 읽었을 때 시간을 삭제시키는 마법을 가진 책이라고 느끼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한 편 상상 속의 이야기 이면서도 왠지 이론적으로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은 남들은 허상이라고 할 만한 상상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소재였다. 끝나지 않는 상상은 계속해서 나만의 해석을 만들었고 그 해석은 나만의 세계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세계로 빠져드는 나를 발견하며 나는 또다시 생각했다. 혹시 이런이런 영화나 드라마를 만들어 낸 사람들도 이 글에서 영향을 받았을까? 이 글에서 영감을 얻었을까? 하는 상상 또한 더해졌다.
세계와 생각
정말이지 여운이 너무나 오래 남는 이야기였다. 이런 상상을 이렇게 체계적으로 적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리고 그로 인해 끝없이 상상하는 나의 모습을 보는 것이 더욱 신비로웠다. 전문적으로 무언가를 공부하거나 지식을 쌓은 것은 아니지만 이런저런 곳에서 주워 들었던 지식들을 모두 모아 나의 상상 속에서 섞으며 여러 가설을 만들어 내는 것은 나에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는 어린아이들의 찰흙놀이 같았다. 그렇게 만들어낸 가설들은 아마 많은 음모론자들이 이야기하는 이야기가 될 수도 허황된 상상의 영감이 될 수 도 있다고 생각한다.
상상의 나라
나의 상상의 나라에서는 이미 인간이 이 땅에 생겨난 그 순간으로 간다.
◎첫 번 째 상상
지금은 21세기라 불리지만 정작 21세기가 몇 사이클 돌아 돌아 지구가 고대로 리셋됨을 수십 번 겪은 상황이라는 상상이다. 그러니까 지구는 22세기든 23세기든 미래에 핵전쟁을 했고 인간의 소수만이 살아남았으며 그 사이에서 또다시21세기가 될 동안 발전을 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배우는 역사가 살아남았던 소수들에 의해 사회의 혼잡을 막고자 만들어진 허구라는 상상을 배경으로 만드는 나만의 음모론일까?
◎두 번째 상상
우주에는 현 태양계와 비슷한 수만 개의 태양계가 존재할 것이다. 파피용의 소설처럼 인간이 타 태양계로 쏘아 올린 로켓이 이미 다른 태양계에서 지금 내가 숨 쉬는 태양계로 온 것이고 이 일은 반복되며 또 우린 타 태양계로 갈 수 있다면 그 태양계로 인간을 보내고 이런 일이 끝없이 반복된다는 것이 나의 상상이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이야기하는 외계인이라는 존재는 이전 태양계의 기존에 살던 인간이고 그들은 멸종하지 않고 살아서 더욱 발전을 했고 그 안에서 우리가 그들을 외계인이라고 칭하거나 인식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 보았다.
◎세 번째 상상
언젠가 모비딕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그 소제에는 정부 위의 정부라는 소재를 가지고 만들어진 이야기였는데,, 그 이야기와 파피용을 섞어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았다. 먼 태양계의 기존 인간들은 지금의 태양계로 인간을 쏘아 올린 이후 많은 발전을 하였고 어느 순간부터인가 그 발전으로 지금의 태양계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영향으로 현 모든 정부를 통합으로 다스리는 정부가 생겨났고 그 정부는 전 태양계의 영향으로 지금 태양계를 만들어 간다는 것이 나의 그냥 근거 없는 상상이었다..
이처럼 여러 상상들은 근거 없는 망상이라 할 수 있지만 그냥 뭔가 상상할 수 있는 소재들이 던져지고 그걸로 뭔가 색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가면서 나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나는 그저 즐거운 일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머리를 즐겁게 식히고 싶으면 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들을 찾을 것 같다. 식힌다고 아무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상상을 하고 뇌를 자극하면서도 뭔가 놀이를 하듯 산뜻한 환기가 가능해지는 일이기 때문이다.